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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눈내려 난리나던 날

살아가는 이야기

by 사람사는 세상 만들기 2010. 3. 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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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는 곳은 참으로 눈이 오기가 힘든 지역인가 보다. 2005년도에 한번 폭설이 내려서 시내가 마비된 적이 있는데 며칠 전에 내린 눈으로 시내가 마비가 된 듯 했다. 그나마 적설량이 작아서 그렇지 서울처럼 조금만 많이 내리면 아마 온통 난리법석을 떨었을 것이다. 그날도 초, 중학교는 휴교를 내렸지만 고등학생은 학교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대학마저도 휴교를 내린 학교가 제법 있었다고 하니 정말 부산은  눈에 쥐약(?)인 도시가 아닌가 싶다. 아침에 버스와 지하철은 정말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운전하기 어려우니 전부 버스로 지하철로 몰려서 완전히 북새통을 이루었다. 

눈이 오니 세상이 달라보이는 듯 하다. 온통 시내가 눈으로 덮혀져 있으니 마치 별세상에라도 온듯처럼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다. 애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게 눈구경하기가 얼마나 오래간만인가. 간만에 맞아보는 눈도 춥기는 하지만 기분은 좋은 것 같다. 마음 속으로는 눈이 더 내리기를 하는 바램도 들었다.

한번씩 드라마에 나오는 눈꽃이라는게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한번씩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따름이다. 산위에 내린 눈꽃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싶다.

힘들게 지하철로 출근해서 창밖에 내려다보니 눈이 아직도 많이 내리고 있다. 눈내리는 아침의 풍경을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눈이 내린 적이 벌써 5년전이다. 앞으로도 5년이 지나야 눈을 구경할 수 있을런지.

곳곳에 눈사람이 보인다. 사무실에서도 누군가가 조그만한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앙증맞게 보이는 눈사람이 귀엽다. 모두들 성인이 되어도 눈의 즐거움은 마음 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나 보다.

눈으로 쌓인 풍경이 보는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세상이 하얗게 변하고 나니 마음도 하얗게 변하는 것 같다. 가지고 있던 더러운 마음도 저렇게 깨끗함 마음으로 돌아가도록 마음 속에도 눈이 한번씩 내려줬으면 한다.

누군가가 장난친 흔적이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갔는지는 몰라도 이날은 모두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 것 같다. 잠시 세상의 때가 덮어졌을 때......

눈 위에 남겨진 발자취는 결국 자기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아닌가 싶다. 저렇게 지나온 세월을 한번씩 돌아보면서 삶의 목표와 비전을 재설계하고 인생을 멀리보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싶다. 저렇게 남겨진 발자국도 금방 지워질텐데 하물려 인생의 기나긴 발자취를 잊기는 너무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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